🎬 기본 정보
- 감독: 왕가위 (Wong Kar-wai)
- 각본: 왕가위
- 제작: 제트 톤 (Jet Tone Production)
- 배급: 골든 하베스트 (Golden Harvest)
- 개봉:
- 홍콩: 1994년 7월 14일
- 대한민국: 1995년 6월 17일
- 일본: 1995년 11월 11일
- 상영 시간: 102분
- 장르: 로맨스, 드라마
- 국가: 홍콩
- 언어: 광둥어, 영어, 만다린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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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영화는 그 순간보다 시간이 지나서 더 깊이 새겨지는 법이다. 중경삼림이 나에게 그런 영화였다. 사실 개봉한 지 한참 지난 영화였지만, 2010년 어느 봄날, 사랑하는 사람과 함께 보았던 기억이 아직도 선명하다. 극장에서 본 것도 아니고, 작은 방에서 작은 화면으로 마주했던 그 시간이 왜 그렇게 특별했을까? 아마도 영화가 품고 있는 감성, 그리고 그 순간 함께했던 사람 때문이었을 것이다.
왕가위 감독의 중경삼림은 홍콩이라는 도시의 복잡한 풍경 속에서 외로움과 사랑을 그려낸 작품이다. 두 개의 단편 같은 이야기로 구성된 이 영화는, 마치 흩어진 감정을 조각조각 모아 하나의 몽환적인 꿈처럼 이어 붙인 느낌을 준다. 사랑을 잃은 사람들, 그리고 다시 사랑을 찾아가는 사람들의 이야기. 하지만 단순히 로맨스라고 부르기에는 너무나도 깊고, 세밀한 감정을 건드리는 영화다.
1부 - 5월 1일까지 그녀가 돌아오길 바라며
첫 번째 이야기는 경찰 번호 223(금성무)의 이야기다. 그는 여자친구에게 이별을 통보받고도 현실을 받아들이지 못한다. 그리고 5월 1일까지, 그녀가 돌아오길 바라며 매일 유통기한이 5월 1일까지인 파인애플 통조림을 사 모은다. 사랑이 유통기한을 가질 수 있을까? 그는 믿고 싶지 않았지만, 결국 날짜가 지나고서야 그녀가 돌아오지 않음을 받아들인다. 그리고 운명처럼 금발의 미스터리한 여인(임청하)을 만나 짧은 인연을 맺는다.
이 장면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대사는 바로 이것이다.
“우리는 매일 누군가를 스쳐 지나가지만, 그들 중 누군가는 우리의 삶에 깊이 남는다.”
그날 여자친구와 함께 이 장면을 보면서, 나는 문득 우리가 서로의 인생에서 어떤 의미를 가지고 있을까를 고민했다. 그때는 몰랐다. 그 순간이 몇 년 뒤 내 기억 속에서 이렇게 선명하게 남을 줄은.
2부 - 그녀가 남기고 간 흔적들
두 번째 이야기는 경찰 번호 663(양조위)와 패스트푸드점에서 일하는 소녀 페이(왕페이)의 이야기다. 663은 스튜어디스 여자친구와 헤어진 후에도 그녀가 남기고 간 흔적들을 지우지 못한 채 살아간다. 버려진 비누를 보며 그녀가 울었다고 생각하고, 텅 빈 방에 여전히 그녀가 있을 것만 같은 착각을 한다. 하지만 그 공간을 몰래 드나들며 조금씩 그의 삶을 바꿔가는 소녀 페이가 있다.
페이는 조용히 그의 방을 청소하고, 커튼을 바꾸고, 삶에 새로운 공기를 불어넣는다. 그리고 결국, 663은 그녀가 떠난 후에야 그녀가 자신에게 얼마나 중요한 존재였는지를 깨닫는다. 이 장면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대사는 이것이다.
“어떤 사람은 떠나고, 어떤 사람은 남는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 떠난 사람도 남은 사람도 결국 변하게 된다.”
이 말을 들었을 때, 함께 보던 여자친구가 살짝 미소를 지으며 내 손을 꼭 잡았던 기억이 난다. 우리는 서로의 삶에서 남을 사람이 될까, 아니면 떠나갈 사람이 될까. 그때는 알 수 없었지만, 결국 우리는 서로의 인생에서 지나가는 사람으로 남았다.
중경삼림이 남긴 것
이 영화가 특별한 이유는 단순한 로맨스 때문이 아니다. 홍콩의 복잡한 거리, 형형색색의 네온사인, 좁은 골목, 그리고 빠르게 흘러가는 시간 속에서 사람들은 서로를 스쳐 지나간다. 하지만 때때로 그 스침 속에서 특별한 인연이 만들어지기도 한다.
그리고 중경삼림을 더욱 특별하게 만든 건, 바로 OST였다. 왕페이가 부른 Dreams는 페이의 경쾌한 걸음과 함께 흘러나오며 그 감정을 더욱 생생하게 만들어주었다.
출처- www.youtube.com/@taehunlee9824
"California Dreamin"이 흘러나올 때는 마치 홍콩의 거리를 함께 걷는 듯한 착각에 빠지곤 했다. 음악은 단순한 배경이 아니라, 영화의 감성을 완성하는 하나의 캐릭터 같았다. 이 OST를 들을 때마다, 나는 2010년 그날로 다시 돌아가는 듯한 기분이 든다. 여전히 기분이 묘해진다..
출처-https://youtu.be/Yh87974T6hk?si=eZ7uVfxaC2yBiRsY
그날 이후, 나는 가끔 파인애플 통조림을 사곤 한다.

무의식적으로. 그리고는 영화 속 경찰(금성무) 223처럼 생각한다. ‘이 사랑에도 유통기한이 있을까?’ 하지만 이 영화를 보고 나서 깨달았다. 사랑의 유통기한은 정해져 있는 것이 아니라, 우리가 어떻게 보관하느냐에 따라 달라지는 것이라는 걸.
중경삼림은 시간이 지나도 여전히 새로운 감정을 불러일으키는 영화다. 그리고 그 감정들은 단순한 추억이 아니라, 지금의 나를 만들어 준 작은 조각들이 되어 있다.
2010년, 사랑하는 사람과 함께 이 영화를 보고 감동받았던 그 순간처럼, 이 영화는 누군가의 인생 속에서도 또 하나의 특별한 기억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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